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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이혜선 시인, 제17회 한국여성문학상 수상…한국 여성문학의 생명성 세계로 잇다

- 제16회 한국여성문학축전서 전국권 최고상 영예…상금 1천만 원
- 1981년 『시문학』 등단 후 시와 평론 아우른 45년 문학 여정
- 작품 20여 개국 번역·소개…한국문학 세계화에 기여

기사입력 기사번호 57405

한국 현대시와 문학평론의 현장을 오랫동안 지켜온 이혜선 시인·문학평론가가 제17회 한국여성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사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코리안투데이] 한국문인협회 김호운 이사장, 정영자고문과 함께  수상 기념 축하를 받고 있는 이혜선 시인 © 백창희 기자

부산여성문학인협회(이사장 김경자)가 주최한 제16회 한국여성문학축전이 지난 9일 부산 수영구 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이혜선 시인이 전국권 문학상인 제17회 한국여성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상금은 1천만 원이다.

이번 수상은 1981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시 창작과 문학평론을 함께 이어오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혀온 이혜선 시인의 오랜 문학적 성취와 예술 활동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여성 문학인 5인 수상…부산서 펼쳐진 ‘한국여성문학축전’

올해 한국여성문학축전에서는 한국 여성문학의 발전과 창작 활성화에 기여해 온 문인들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코리안투데이] 제17회 한국여성문학축전에서 한국문인협회 김호운 이사장의  축사 모습 © 백창희 기자

전국권 상인 제17회 한국여성문학상은 이혜선 시인이 수상했으며, 부산권에서는 김향자·이숙례 시인이 부산여성문학대상, ​방수미 수필가와 엄희순 시인이 부산여성문학작가상, ​김숙자 시인이 한국시낭송상을 각각 받았다.

본 시상식에 앞서 이날 오후 4시에는 수영구 생활문화센터 5층에서 ‘지역문학 활성화를 위한 부산 문학의 좌표’​를 주제로 문학 세미나가 열려 지역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어 오후 5시 열린 시상식에서 이혜선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자신의 문학적 책무를 강조했다.

이 시인은 “자신의 치열한 글쓰기와 함께 한국여성문학의 생명성과 특장점을 살리는 역사 정립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개인의 수상에 머물지 않고 한국여성문학의 역사와 정체성을 더욱 견고하게 세우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한 사람의 여성이 인류의 삶에 미치는 영향 크다”

이날 축사에 나선 한국문인협회 김호운 이사장은 여성의 존재와 문학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이사장은 “내가 글을 쓰거나 생활하는 어느 순간에도 내 속에는 한 사람의 여성이 있다. 그분은 바로 나의 어머니다”라고 말하며 한 사람의 여성이 한 개인을 넘어 가족과 사회, 나아가 인류 전체의 삶에 미치는 깊은 영향과 여성문학이 지닌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부산여성문학인협회 고문인 정영자 교수는 협회 창립 이후 33년 동안 이어져 온 부산여성문학의 역사를 되짚었다. 특히 여성 문인들의 창작 기반을 마련하고 문학적 활동을 확장하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과 성과를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코리안투데이] 제17회 한국여성문학축전에서 정영자 고문의 축사 모습 © 백창희 기자

시상식은 부산여성문학인협회 물소리 시극단이 선보인 시극 ‘윤동주-별이 된 사람’ 축하공연과 합창으로 이어지며 문학과 공연예술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마무리됐다.

1981년 등단…시와 평론 함께 걸어온 문학인

이혜선 시인은 1981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창작과 비평을 병행해 왔다.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문화체육관광부 문학진흥정책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한국문학 저작권협회 부회장, 동국대학교 외래교수 등을 역임하며 한국 문단의 주요 현장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여성문학인회 고문, ​한국문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교육원 시창작 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한국문학 발전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시집으로는 『새소리 택배』, 『운문호일』, 『흘린 술이 반이다』, 『시간의 독법』 외 여러 권을 펴냈으며, 평론집 『문학과 꿈의 변용』과 시평집 『이혜선의 명시 산책』, 『시가 있는 저녁』 등 다양한 저서를 통해 시 창작뿐 아니라 우리 시를 읽고 해석하는 비평의 영역에서도 독자들과 만나왔다.

특히 <세계일보>에 ‘이혜선의 한 주의 시’​를 1년간 연재하며 시를 보다 친숙하게 독자에게 전하는 역할을 했으며, 단행본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으로 출간하여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작품과 비평을 넘나드는 폭넓은 문학 활동으로 주목받아 왔다.

   [코리안투데이] 제16회 한국여성문학축전에서 제17회 한국여성문학상 수상자로 전국권 최고상 영예을 얻은 이혜선 시인의 수상 모습 © 백창희 기자

세종우수도서부터 해외 문학훈장까지…국경 넘어 확장된 문학세계

이혜선 시인의 작품 활동은 국내 문단에만 머물지 않는다.

2016년 문화예술위원회 세종우수도서 선정에 이어 Literary Asia 그랑프리 문학훈장, 인도의 ‘꿈의 뗏목 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둔촌 이집문학상, 한국예총예술문화대상, 비평가협회평론상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문학상과 예술상을 수상했다.

또한 국제윤리학회(International Academy of Ethics) 저명학자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시는 이탈리아, 독일, 터키, 이집트, 그리스, 벨기에, 파키스탄, 알바니아, 베트남, 멕시코, 러시아와 남미 국가 등 2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소개​돼 한국문학의 국제적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의 언어와 정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인간의 삶과 존재, 시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보편적인 시선을 작품 속에 담아온 것이 세계 여러 나라의 독자와 문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힘으로 평가된다.

한국여성문학상 이어 ‘강동예술인대상’까지

한국여성문학상 수상의 기쁨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이혜선 시인은 작품성과 오랜 예술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10일 강동예술인총연합회(회장 김종수)가 시상하는 ‘강동예술인대상’​을 수상했다.

  [코리안투데이] 한국여성문학상 이어 ‘강동예술인대상’까지 수상한 이혜선 시인 © 백창희 기자

이틀 연속 이어진 수상은 한 시인의 개인적 성취를 넘어 시 창작과 비평, 문학단체 활동, 후학 양성, 국제 문학교류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한국문학 현장을 지켜온 그의 발자취가 다시 한번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뜻깊다.

이혜선 시인이 중요하게 여겨온 글귀인 ‘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 즉 ‘어디에 있든 주인이 되라. 그러면 서는 곳마다 모두 참이 된다.’는 말처럼 그의 문학 역시 자신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삶과 시대를 기록해온 과정이었다.

시인이자 문학박사, 문학평론가로서 창작과 비평을 동시에 이어온 이혜선 시인의 문학은 이제 한국 문학의 역사와 함께 세계의 독자들에게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33년 이어온 부산여성문학인협회…여성 문학인의 창작 기반 확대

한편 부산여성문학인협회는 1993년 정영자 초대 회장을 중심으로 창립된 이후 33년 동안 여성 문인들의 창작 활동을 돕고 권익과 문학적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여성 문학인 발굴과 창작 지원을 비롯해 작품집 발간, 문학상 제정 및 시상, 문학 강좌 운영, 시극 공연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지역문학과 여성문학의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특히 한국여성문학축전은 문학상 시상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문학의 방향을 논의하는 세미나와 시극·합창 등 다양한 문학예술 프로그램을 함께 마련함으로써 여성 문학인과 독자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문학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1981년 『시문학』 등단 후 시와 평론을 아우른 45년 문학 여정의 마음을 담아 수상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는 이혜선 시인의 모습 © 백창희 기자

제17회 한국여성문학상을 품에 안은 이혜선 시인이 수상 소감에서 밝힌 “1920년대부터, 세상에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 남성문인들의 질시를 받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문학세계를 굿굿이 지켜오신 선배 문인들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여성문학의 역사 정립을 위해 힘쓰겠다.“ 라는 다짐이 앞으로 그의 시와 비평, 그리고 한국 여성문학의 새로운 장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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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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