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시장 이현재)가 문화·관광 자원과 인공지능 첨단산업을 결합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는 경제 체질 전환에 나선다. 주거 선호도와 교통 접근성에 비해 자체 산업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도시 구조를 바꾸고, 수도권 동부의 산업·고용 거점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 [코리안투데이] 하남시청 전경 © 백창희 기자 |
이번 전략의 핵심은 K-컬처 복합 콤플렉스와 국가정원 조성, 3기 신도시인 교산지구의 AI 혁신클러스터를 함께 추진하는 데 있다. 시는 문화콘텐츠, 관광, 첨단산업을 개별 사업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견인할 성장 축으로 묶어 기업과 인재가 머물 수 있는 기반을 넓히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하남시가 산업 기반 확충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지역 경제 지표의 불균형이 있다. 최근 발표된 「경기도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연구」에서 하남시는 재정자립도 부문에서 A등급(매우 우수)을 받았지만, 인구와 사업체·고용은 C등급(보통),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D등급(미흡)으로 평가됐다. 재정 여건은 양호하지만 생산과 고용을 떠받칠 산업 구조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균형형 도시’로 분류된 것이다.
2023년 기준 하남시의 1인당 총생산량(GRDP)은 서울 강남구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서울 강남과 가까운 입지, 지하철 노선 연장, 사통팔달 도로망 등 수도권 상위 수준의 교통 여건을 갖췄음에도 지역 안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공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주거 기능에 비해 산업 기능이 약한 베드타운 구조를 벗어나려면 대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제기돼 왔다.
기업 유치가 지방재정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수치로 확인된다. 2025년 기준 기업 소득을 토대로 부과되는 법인지방소득세는 하남시가 330억 원인 반면, 대기업이 입지한 화성시는 4,076억 원으로 하남시의 약 12배에 이른다. SK하이닉스가 있는 이천시는 3,032억 원으로 하남시의 약 9배 규모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핵심 기업의 존재가 지역 세수와 고용, 협력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투자유치 전담 부서를 새로 두고 기업 및 유관 기관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결과 ㈜이글루코퍼레이션, 성원애드피아, 연세하남병원 등 13개 우수 기업 및 유관 기관을 유치했으며, 이를 통해 약 1조 원 규모의 투자와 2,500여 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K-POP 전문 공연장과 영화·영상 제작시설 등을 포함한 K-컬처 복합 콤플렉스가 주요 사업으로 제시됐다. 여기에 한강 수변을 활용한 국가정원 조성이 더해지면 문화콘텐츠 기업 유치와 관광객 유입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단순 방문형 관광을 넘어 공연, 제작, 체류, 소비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 경우 지역 상권과 서비스업에도 파급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교산지구에 약 3조 원 규모의 ‘AI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시는 이곳에 인공지능 관련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을 집중적으로 끌어들여 연구개발과 기업 활동이 결합된 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K-컬처 기반의 문화산업과 AI 중심의 첨단산업을 양대 축으로 삼아 미래 경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도시의 경쟁력은 더 이상 단순히 인구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수한 교통망에 비해 일자리가 부족해 아쉬웠던 하남시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겠다. 기업과 산업, 일자리가 유기적으로 성장하는 경제도시를 만들어 시민들이 일자리와 여가를 지역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수도권 최고의 기업 일자리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하남시의 구상은 주거 중심 도시에서 산업과 고용을 함께 갖춘 도시로 이동하려는 장기 전략이다. 실제 성과는 K-컬처 복합 콤플렉스, 국가정원, AI 혁신클러스터가 기업 투자와 일자리, 지역 세수 증가로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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