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시장 이현재)가 고령 인구의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노인일자리 정책을 경력 활용형과 지역 복지 연계형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음료 매장 운영과 취약계층 세탁 지원, 아동 영어교육 등 서로 다른 생활 수요를 일자리로 연결해 단기적인 소득 보전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의 지속적인 사회 참여까지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 [코리안투데이] 하남시 맞춤형 노인일자리 현장 © 백창희 기자 |
하남시의 65세 이상 인구는 2025년 기준 5만 1천3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5%에 이른다. 실태조사에서 어르신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경제적 문제가 40.7%, 외로움과 소외감이 20.7%를 차지했다. 시가 일자리의 소득 창출 기능뿐 아니라 정기적인 활동과 이웃 관계 형성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시는 어르신이 장기간 축적한 직무 경험과 생활 역량을 복지·교육·소통 분야의 지역 수요에 연결하고 있다. 대표 사업은 미사노인복지관의 공동체사업단 ‘카페 미노’, 원도심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찾아가는 빨래방(빨래는 사랑을 싣고)’, 퇴직자의 전문 경력을 활용한 ‘어르신 영어멘토’다. 사업별 직무는 다르지만 어르신이 서비스 제공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2026년 4월 문을 연 카페 미노는 미사강변도시 중심부에 있는 미사노인복지관 1층 로비 70.22㎡ 공간에서 운영된다. 하남시가 경기도 초기투자비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확보한 총 6,500만 원이 조성 재원으로 투입됐다. 참여 어르신 10명은 단순 업무 지원이 아니라 음료 제조와 주문 접수, 매장 관리 등 운영 전반을 맡는다.
카페가 들어선 건물에는 하루 평균 350여 명이 이용하는 복지관과 함께 시립하다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입주해 있다. 이들 시설을 찾는 영유아와 보호자, 교직원은 200여 명으로, 카페는 여러 세대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공간이자 노인일자리의 안정적인 수요처 역할을 한다.
![]() [코리안투데이]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한 어르신 일터 © 백창희 기자 |
메뉴 구성에는 복지관 이용 어르신과 어린이 방문객이 한 번에 소비하는 양을 고려했다. 미니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티를 반용량·반값 방식의 1,000원 대표 메뉴로 판매하고, 당과 카페인 함량을 낮춘 음료도 제공해 이용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같은 부지에는 2027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남시 어린이회관’이 건립되고 있어, 완공 뒤 가족 방문객이 늘면 세대 간 접점과 매장 운영 기반도 확대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원도심에서는 하남시니어클럽과 연계한 찾아가는 빨래방이 운영되고 있다. 재개발이 추진되는 지역의 노후 주택에 거주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독거 어르신과 저소득 취약계층 가운데 세탁기 사용이나 큰 이불 세탁이 어려운 주민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주거 위생을 개선하는 동시에 참여 어르신에게 정기적인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자들은 가정을 방문해 세탁물을 받는 수거팀, 거점 코인세탁소에서 세탁과 건조를 담당하는 세탁팀, 세탁이 끝난 이불을 다시 전달하는 배달팀으로 업무를 나눠 주 5회 근무한다. 한 해 제공되는 세탁 서비스는 1,000건에서 2,000건 규모다. 역할을 세분화해 수거부터 세탁, 반환까지 이어지는 서비스 과정을 노인일자리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세탁물 전달을 위해 이용자와 직접 만나는 과정은 생활 상태와 안부를 살피는 접점으로도 활용된다. 시는 이를 통해 홀로 사는 저소득 어르신의 고독사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현장에서 확인된 복지 수요를 행정관청이나 전문기관에 곧바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일자리 참여자가 취약계층의 위생 지원과 복지 안전망 보완을 동시에 담당하는 구조다.
어르신 영어멘토는 해외 비즈니스와 주재원, 외교관, 영어강사 등으로 활동한 퇴직자의 경력을 아동 돌봄 현장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경기도가 신규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한 도내 7개 시·군 가운데 하남시가 포함됐으며, 사업비는 도비 100%로 지원된다. 현재 전문 경력을 갖춘 어르신 멘토 4명이 참여하고 있다.
![]() [코리안투데이] 하남시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들 © 백창희 기자 |
멘토들은 망월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비롯해 미사노인복지관·감일·위례 등의 다함께돌봄센터, LH행복꿈터 미사강변지역아동센터, 희망찬지역아동센터 등 하남지역 9개 아동 돌봄 기관을 방문한다. 수업에서는 알파벳과 문법을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고 해외 활동 경험, 여러 나라의 문화와 생활에서 얻은 지식을 어린이의 이해 수준에 맞춰 소개한다.
이 사업은 어르신에게 자신의 전문성을 지역사회에서 다시 활용할 기회를 주고, 돌봄기관 이용 아동에게는 교과 과정 밖의 경험과 문화에 접근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문 경력을 직무와 직접 연결한다는 점에서 참여자의 적성을 고려한 노인일자리 모델로 추진되고 있다.
하남시는 앞으로 어르신의 직무 이력과 적성을 추가로 발굴해 지역사회의 복지·교육·돌봄 수요와 연계하고, 지속 가능한 노인일자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어르신의 경험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강화하면 참여자의 소득과 사회적 관계를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 서비스의 공급 기반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어르신들이 한평생 쌓아오신 경륜과 지혜는 하남시가 더욱 활력 넘치고 따뜻한 도시로 성장하도록 돕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일회성 지원을 넘어 어르신이 자부심을 가지고 사회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끊임없이 발굴하여, 어르신 누구나 존엄하고 건강한 노후를 누릴 수 있는 명품 활력도시 하남을 완성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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