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24장 · 서울 반지하에서 만난 며느리, 치매 돌봄 앞에 선 한중 가족들
지난겨울, 서울 변두리의 한 반지하 집에서 저는 며느리 한 분과 마주 앉았습니다. 시어머니가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며 손끝으로 문을 가리키던 그분의 표정을,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저를 못 알아보신 지 한…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2권 · 제7장 · 아홉 배의 발길이 스쳐 가는 섬에서 마을이 남는 법을 생각합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 다섯 시 반, 석모도 민머루 해변으로 들어가는 길가는 차로 빼곡했습니다. 삼각대를 어깨에 걸친 사람들이 줄지어 바다 쪽으로 걸어갔고, 길 옆 고구마밭에서 할머니 한 분이 허리를 펴며…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23장 · 할머니의 스마트폰이 켜지던 순간, 저는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몇 해 전 서울의 한 식당에서, 저는 한 어르신이 손녀가 들이민 스마트폰 앞에서 몇 번이고 같은 문장을 다시 말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니?" 묻고 또 묻던…

『법구경』은 정말 부처님의 말씀인가…문헌학 논쟁에서 AI 분석까지, ‘불설·비불설’의 쟁점을 다시 묻다
불교 신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가장 널리 알려진 불교 성전 가운데 하나가 『법구경(Dhammapada)』이다. “마음이 모든 법의 근본이다”는 첫머리의 구절처럼, 『법구경』은 짧고 응축된 시구로 삶과 윤리, 수행과 마음의 문제를 선명하게 전달해온…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2권 · 제6장 · 예산의 지도와 사람의 지도는 서로 다른 모양이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아침, 강화읍의 한 민박집 마당에서 저는 주인 어르신이 휴대전화를 들고 한참을 서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예약 사이트에 새로 올린 방 사진이 며칠째 바뀌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사진이 너무…

[WYD 2027 대한민국은 준비됐는가 ⑭] 홈스테이는 ‘빈방 빌려주기’가 아니다…세계 청년을 가족처럼, 그러나 안전하게
서울 조직위원회는 지난 4월 서울대교구 230여 개 본당에 홈스테이 자격조건·교육·인원배정·본당숙소 준비 등을 담은 본당 매뉴얼을 배포했고, 현재 본당별 홈스테이 모집과 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직위는 홈스테이를 본대회의 중요한 숙박 기반으로 …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2권 · 제5장 · 가르치러 간 마을 경로당에서 제가 배워 돌아온 네 가지
지난주 화요일 오후 두 시, 강화 내가면의 작은 경로당 마루에 앉아 있었습니다. 어르신 일곱 분이 각자 휴대전화를 앞에 꺼내 놓고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날 제가 준비해 간 것은 인공지능…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22장 · 그 노인은 왜 유서 대신 영상을 남겼을까
올봄, 베이징 쉬안우구의 낡은 5층 건물 안에서 저는 한 할머니의 뒷모습을 오래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카메라 렌즈 앞에 앉아 아들에게 남길 말을 고르던 리(李) 할머니였습니다. 종이 위에 글자를 적는 게…

말수가 줄어든 오후, 부모님 마음이 보내는 신호
위아쌤 마음돌봄 신호 · 제 18회글 김미희 칼럼니스트창가 의자에 앉아 계시던 어머니가 어느새 자리를 비웠는데, 탁자 위 찻잔은 한 모금도 줄지 않은 채 식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바쁜 하루를 쪼개…

도올 김용옥의 ‘점칠 정(貞)’ 해석, 주역 원문을 되살린 고증인가 과격한 직역인가
동양철학의 최고 고전으로 꼽히는 《주역(周易)》을 둘러싼 해석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건괘(乾卦)의 핵심어인 ‘원형이정(元亨利貞)’의 마지막 글자, ‘정(貞)’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단순한 번역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주역》을 원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