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18장 · 새벽 5시 40분, 정 할머니의 무릎과 왕 할아버지의 타이치를 따라갔습니다
시계를 손에 들고 남의 하루를 따라가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번에 그렇게 했습니다. 서울 구로의 아흔 살 정 할머니와 상하이 양푸(楊浦)구의 여든두 살 왕(王) 할아버지, 두 분의 스물네 시간을 분…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2권 · 제1장 · 손짓만 하던 순무 가게 아주머니의 앞치마 주머니에 휴대폰이 들어간 날
지난 주말 오후, 전등사로 올라가는 길목의 작은 가게 앞에서 저는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순무김치와 속노랑 고구마를 좌판에 내놓은 가게였는데, 마침 외국인 관광객 두 사람이 순무 하나를 손에 들고 주인아주머니에게…

한 글자의 다의성을 놓친 인간 번역, AI가 관습적 오역의 사슬을 끊다
수백 년 동안 동양 고전 번역은 앞선 세대의 해석을 토대로 이어져 왔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지적 전통도 있었지만, 동시에 기존 번역의 오류를 비판 없이 되풀이하는 관습적 오역도 함께 대물림됐다. 특히…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17장 · 같은 바이러스, 다른 5년: 창문 앞 노인과 복도의 노인
2022년 12월 한 달 사이에 중국의 60세 이상 사망률이 인구 1000명당 24명에서 50명으로 뛰었다는 숫자를 처음 적던 밤이 기억납니다. 저는 그 숫자 옆에 장면 두 개를 나란히 놓아 보았습니다. 서울…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1권 · 제20장 · 기계가 말동무가 된 섬에서 사람의 자리를 다시 묻습니다
지난주 수요일 오후, 저는 강화군 양도면의 한 시골집을 찾았습니다. 여든을 넘긴 할머니가 혼자 사시는 집이었는데, 거실 텔레비전 옆에 손바닥만 한 스피커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제가 인사를 드리자 할머니는 저보다…

[WYD 2027 대한민국은 준비됐는가 ⑬] 수십만 명은 어디에서 잘 것인가…학교·체육관을 ‘순례자의 집’으로 만드는 법
조직위원회가 제공할 숙소에는 호스트 가정, 연수원·체육관·강당 등 공공시설을 활용한 단체숙소가 포함되고, 단체숙소는 실내 냉방시설이 갖춰진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참가자는 침낭을 이용해 바닥에서 자고,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16장 · 자리를 권받은 어르신의 47.3%가
지하철 경로석 앞에서 어르신이 자리를 권유받고 손사래를 치는 장면을 여러분도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저는 이번 장을 정리하며 그 장면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서울노인복지센터가 2024년에 65세 이상 어르신들께 물었더니 47.3%가 "자리를…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15장 · 할머니가 손녀에게 배운 그 하루, 효가 뒤집히다
지난달 구로의 한 경로당에서였습니다. 71세 할머니 한 분이 옆에 앉은 손녀에게 "네가 알려준 대로 은행 앱으로 용돈 보냈어, 맞지?" 하고 물으셨습니다. 손녀는 웃으며 "할머니 잘하셨어요"라고 답했지요. 그 짧은 대화를 지켜보며…

돌봄 일지 쓰기, 기록이 만드는 변화
위아쌤 마음돌봄 신호 · 제 16회글 김미희 칼럼니스트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식탁에 앉으면, 하루가 통째로 흐릿합니다. 분명 아침부터 쉬지 않고 움직였는데 무엇을 했는지 떠오르지 않고, 남는 건 '오늘도 힘들었다'는 느낌뿐이지요. 부모님을…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14장 · 도장을 놓지 못한 손, 승계를 배우는 시간
얼마 전 구로의 한 작은 공장 사무실에서, 저는 한 노인이 서랍에서 낡은 도장을 꺼내는 모습을 오래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삼십 년 넘게 이 회사의 모든 결재가 그 도장 하나로 시작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