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실버 브릿지] 제3권 · 제7장 · 법이 못 채우는 마음, 마음이 못 미치는 법—두 노모를 만나고
지난겨울, 서울 강북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만난 일흔셋 어르신은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들한테 생활비 얘기 꺼내느니 그냥 안 먹고 말지." 국민연금으로 매달 받는 돈은 육십만 원 남짓, 병원비를 빼고 나면…
[실버 브릿지] 제3권 · 제6장 · 할머니의 장바구니, 손끝이 여는 두 나라의 노년
지난겨울, 저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일흔셋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할머니는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화면을 손끝으로 톡톡 넘기고 계셨습니다. "이거 로켓배송이라 내일 아침이면…

[실버 브릿지] 제3권 · 제5장 · 제가 만난 부부는 자식이 아닌 스스로 고른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여름, 인천에서 상하이를 거쳐 제주로 이어지는 크루즈 갑판 위에서 저는 한 부부를 만났습니다. 남편은 예순여덟, 아내는 예순다섯. 난간에 기대 노을을 바라보던 두 분은 제가 취재수첩을 꺼내자 웃으며 먼저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실버 브릿지] 제3권 · 제4장 · 제가 만난 칠순 어르신의 떨림, 한중 노년을 노리는 그림자
지난달 구로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칠순의 어르신 한 분을 저는 오늘까지도 잊지 못합니다. 그분은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한참을 망설이시다가, "검찰이라고 하는데 제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대요"라고 조심스레 말을 꺼내셨습니다.…

[실버 브릿지] 제3권 · 제3장 · 최 여사님의 정기예금과 왕 선생의 양로금, 그 사이의 같은 두려움
지난달 구로동의 한 경로당에서 최 여사님을 만났습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매주 화요일이면 은행에 들러 정기예금 만기를 확인하신다고 했습니다. "이자가 3%대밖에 안 되는 걸 알지만, 원금이 보장되니까요." 최 여사님의 그 말씀이…

[실버 브릿지] 제3권 · 제2장 · 제가 만난 청도 할머니, 배추는 깎아도 손주 군밤은 아끼지 않았다
몇 해 전 초겨울, 저는 중국 청도의 한 재래시장에서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하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배추를 사면서도 몇 위안을 깎으려 실랑이를 벌이시던 분이, 등 뒤에서 손주가 나타나자 망설임…

[실버 브릿지] 제3권 · 제1장 · 연금 통장을 펼쳐 보이던 손, 한중 노인의 가계부를 읽다
저는 지난겨울, 서울 종로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칠순의 할머니를 오래 잊지 못합니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자마자 할머니는 낡은 통장을 꺼내 제 앞에 펼쳐 보이셨습니다. "이걸로 한 달을 살아. 병원 한…

[실버 브릿지] 제2권 · 제16장 · 백 년을 산 이들이 먼저 떠올린 건 밥상 너머의 온기였습니다
전남 고흥의 어느 이른 아침, 저는 텃밭에서 상추를 뜯고 계신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103세 김순임(가명) 할머니였습니다. 허리를 굽혀 흙을 만지시는 손끝이 어찌나 야무지던지, 저는 인사도 잊고 한참을 말없이 지켜보기만…

[실버 브릿지] 제2권 · 제15장 · 집에서 죽고 싶다던 어르신,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지난겨울, 취재차 들른 한 요양병원 병실에서 저는 한 어르신의 손을 오래 붙잡고 있었습니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뇌시던 그분은 결국 그 병실에서 눈을 감으셨습니다. 자녀들은 죄스러운 얼굴로 제게…

[실버 브릿지] 제2권 · 제14장 · 제가 만난 침묵 – 노인의 마음은 왜 늘 뒷전이었을까
서울 변두리의 한 노인복지관 상담실에서, 저는 일흔여덟 살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선생님, 이건 병이 아니에요. 그냥 사는 게 그런 거지." 손사래를 치며 웃으시던 그 표정이,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