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4장 · 상하이 팔찌, 항저우 요양보호사 — 존엄을 짓는 두 언어
몇 해 전 상하이 창닝구의 한 커뮤니티 센터를 찾았을 때, 저는 그곳을 그저 또 하나의 '경로당'쯤으로 여기고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로비에 붙은 안내판에 적힌 단어 하나가 발걸음을 멈춰 세웠습니다. '尊严养老' —…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3장 · 서울 벤치, 상하이 노인식당에서 만난 노년의 온도
지난봄, 저는 서울 한 자치구의 보행로에서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 한 분을 따라 걸은 적이 있습니다. 200미터쯤 걸으니 정말 벤치가 나왔고, 할머니는 익숙하게 앉아 숨을 고르셨습니다. "여기 벤치가 생기고 나서야 마음…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2장 · 누구의 제도가 더 완벽한가, 저는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서울 은평구의 한 방문요양센터에서 요양보호사 한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아침 8시부터 하루 세 집을 돌며 목욕과 식사를 돕고, 오후에는 인지지원등급을 받은 어르신 댁에 들러 화투 놀이를 함께…

[银色桥梁] 第4卷 · 第20章 · 선전과 대전, 같은 젊음에서 갈라진 두 개의 노년
飞机降落深圳宝安机场那天,我记得自己在候机楼里数了一遍来来往往的面孔——年轻得让人恍惚。西装革履的工程师,背着双肩包的实习生,推着婴儿车的年轻夫妻。后来我查到数字才明白那种直觉不是错觉:2024年末深圳常住人口1798.95万,平均年龄32.5岁,是中国最年轻的…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1장 · 제가 만난 베이징의 리씨, 넉 달 만에 정년을 바꾼 나라 이야기
저는 지난해 말, 이 원고를 쓰기 위해 자료를 뒤적이다가 날짜 하나에 눈이 멈췄습니다. 2025년 1월 1일. 중국이 70년 만에 법정 퇴직연령을 바꾼 날입니다. 그리고 정확히 같은 시기, 제가 취재차 들렀던…

[실버 브릿지] 제4권 · 제24장 · 광저우 새벽 밥상과 광주 한정식, 제가 두고 온 질문 하나
새벽 여섯 시, 광저우 홍교가도(洪桥街道)의 장자반당(长者饭堂) 앞에 줄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저는 그 줄 맨 끝에 서서 앞선 할머니 한 분이 대나무 찜통 뚜껑을 여는 순간의 하얀 김을 오래 기억합니다. 그날…

[실버 브릿지] 제4권 · 제23장 · 경주 돌계단과 시안 광장, 두 노년이 걷는 속도
지난가을 저는 불국사 돌계단 앞에서 한 어르신 무리와 나란히 걸은 적이 있습니다. 칠순은 훌쩍 넘어 보이는 여섯 분이 손을 맞잡고, 한 계단씩 천천히 오르며 서로의 속도를 맞추고 계셨습니다. 누구도 재촉하지…

[실버 브릿지] 제4권 · 제22장 · 싼야에서 반년을 사는 노년, 제주에서 사흘을 걷는 노년
저는 지난겨울, 하얼빈에서 온 한 노부부를 야룽완 해변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반팔 차림으로 태극권을 마치고 나란히 앉아 계셨던 그분들께 "언제 돌아가시느냐"고 여쭈니, 남편분이 웃으며 답하셨습니다. "3월에 눈이 녹으면요. 여기가 우리…

[실버 브릿지] 제4권 · 제21장 · 문 하나 사이로 30도, 하얼빈 노인이 남쪽으로 가는 이유
취재 노트를 정리하다가 자꾸 손이 멈추는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하얼빈의 겨울은 집 안이 24℃고 바깥이 -30℃입니다. 문 하나로 30도의 온도차를 넘나들다 보면 혈압이 널뛰죠." 하얼빈 도리구의 양로상담사 왕리화 선생님이 저에게…

[실버 브릿지] 제4권 · 제20장 · 선전의 청년 도시에서 만난, 대전의 은퇴 연구원 얼굴
몇 달 전 선전(深圳) 출장길에서, 저는 낯선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화려한 마천루 아래 카페마다 노트북을 켠 이삼십 대 청년들이 가득했고, 거리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쉴 새 없이 오갔습니다. 평균 연령 32.5세, 중국에서…
